갤러리어스는 다양한 장르와 소재로 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메시지를 작품에 담는 신진 작가들을 위한 소셜 아트 플랫폼으로 정성준 작가의 《URBAN TRIP》전시를 개최합니다.
지난 수백 년간 인류는 무분별한 산업개발과 경제 만능주의에 빠져 생태계에 폭력을 가하고, 이에 대한 과학자들의 경고를 무시해 왔습니다. 이후 찾아온 기후 위기, 전쟁, 경제적 불평등, 팬데믹 등을 겪으며 인류는 지난 과거의 가치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어떻게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요? 전시는 이러한 질문의 연장선에서 기후 변화로 터전을 잃은 동물들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정성준 작가의 신작 20여점으로 구성됩니다. 트램(tram)시리즈를 비롯해서 대부분의 작품에는 트램ㆍ버스ㆍ선박ㆍ렌터카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등장합니다. 이를 타고 어딘가를 향해 떠나는 탐험과 여정은 각각의 에피소드처럼 이어져 흥미로운 스토리를 상상하게 합니다. 우리에게 인사를 건네는 주인공은 기후 변화로 인하여 서식지를 잃고 지리적 경계를 넘어온 멸종 위기의 야생동물들로, 행복을 꿈꾸는 호기심 많은 녀석들이기도 합니다. 먼 거리를 이동하여 복잡한 도심 한복판에 도착한 동물들은 도로를 자유롭게 활보하며 무채색의 도시에 생기를 부여합니다. 또한 작품 배경 속 상점의 간판ㆍ플래카드ㆍ전광판ㆍ포스터의 글귀, 여우원숭이들이 들고 있는 빗자루, 수레에 얼음을 담아 끌고 가는 북극곰의 장면들은 작가가 보내는 메시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작가가 환경을 주제로 작업하게 된 것은 베이징에서 심각한 대기 오염과 그로 인한 문제들이 한창 이슈화되었던 시기(2009-2019)에 중국 유학 생활을 했던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동시대가 당면한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작가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에 유쾌한 풍자와 기발한 우화적 상상력을 가미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을 작품 곳곳에 숨겨놓아, 들여다보면 볼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번 《URBAN TRIP》 전시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기후 위기 속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환경에 대하여 무심한 우리를 되돌아보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야생 동물과의 지속 가능한 공존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