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기에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 지닌 다양한 면들을 은밀하게, 혹은 거침없이 보여주며 보는 이를 순간적으로 진정한 사유의 공간으로 이동시켜 치유와 대안을 품은 통증을 유발하게 한다. 칸딘스키는 “색채는 건반이다. 눈은 망치이다. 영혼은 많은 줄을 가진 피아노다. 예술가란 그 건반을 이것저것 두들겨 목적에 부합시켜 사람들의 영혼을 진동시키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강석형, 김성수, 김찬송, 그리고 이호진, 네 명의 작가들로 구성된 기획 그룹전 《réfléchir》에서 이들은 회화 특유의 매체가 지닌 선과 색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며 현대 사회 안의 모순을 드러내기도 하고 사적인 감정을 이끌어낸다. 기술과 매체의 다변화와 함께 난해해졌다고 여겨지는 현대미술을 오직 ‘본다’는 행위, 즉 시각에만 의존하여 감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동시에 오늘날 차갑도록 이성적으로 작동하는 현대 사회 안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과 판타지를 넘어 잠시나마 따듯함과 통렬한 비극, 그리고 희망을 발견하는 진정한 사유의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예술은 말을 걸어오고 때로는 웅변을 토하며 그것들을 바라보는 관람자를 사색의 장소로 이끌어 따듯하게 위로하거나 혹은 차가운 현실을 폭로하며 현 시대를 비판적으로 되돌아보게 한다. 그림은 숭고함을 체험하는 장소이자 강렬한 충격을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미술계 안에서 회화의 매체가 지닌 선, 색, 형태, 부피 등을 감각적이고 세련된 화법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시각 언어로 보여주는 네 명의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숙고하고 반추하는 동시에 따듯한 감성적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